레고시리어스플레이
누구나 한 번쯤은 레고 블록을 손으로 만지작거린 경험이 있을 것이다. 꼭 레고사의 제품이 아니더라도 블록 장난감을 경험하지 않고 어른이 되기란 낙타가 바늘구멍을 빠져나가는 확률과 엇비슷하리라. 그런데 단순히 어린이 장난감으로 보이는 이 레고를 이용하면 메타포나 모형을 만들고
스토리텔링 기법을 활용해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거나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가? 레고 특유의 조립, 분해를 이용해 2차원적인 아이디어를 3차원 아이디어로 끌어내는 ‘레고 시리어스 플레이(LEGO Serious Play)’가 그것이다.인간의 가능성을 드러내는 또 하나의 언어 레고 블록, 이를 이용해 추상적 개념을 눈으로 보고 손으로 직접 만질 수 있게 해주는 레고 시리어스 플레이는 지난 15년간
세계 비즈니스 현장에서 다양하게 활용되었고 또 증가 추세에 있다. 세계 유수의 기업들은 비즈니스를 개선하는 매력적인 도구로 레고 시리어스 플레이 방법론을 채택하고 있는 것이다.레고 창립자의 손주이자 현 CEO인 키옐드 키르크 크리스티얀센은 지난 90년대 중반 회사의 전략회의가 창의적으로 흐르지 못하는 것을 보고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 교수들과 함께 개선책을 찾았다. 요한 루스와 바트 빅터 교수는 전략 수립, 복합 적응
시스템, 리더십, 조직 행동 분야의 전문가였다. 이들 팀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방법들(단어, 포스트잇, 화이트보드) 대신 레고 블록을 활용한 전략 개념을 실험했고 마침내 레고 시리어스 플레이라는 방법론을 개발했다. 이후 레고 시리어스 플레이 방법론은 2001년 말 시장에 등장했다.
도입 초기에는 ‘레고=아이들 장난감’이라는 선입견 탓에 확장이 지지부진했고 여러 차례 존폐위기까지 겪었지만 방법론 자체의 우수성과 문화와 지역을
초월하는 보편적인 원칙과 기술 덕분에 점차 활성화되기 시작, 세계적 기업들이 주목하게 되었다.
왜 레고 시리어스 플레이인가?
비즈니스맨이라면 누구나 회사에 많은 기여를 하고 싶어 한다. 반대로 기업은 직원의 능력을 최대한 끌어내고 싶어 한다. 리더는 이들의 숨은 아이디어를 어떻게 끄집어낼 수 있을까? 이를 위해선 참석자들이 평등하게 자신들을 표현할 수 있는 도구를 주어야 하는 데, 레고 시리어스 플레이가
이런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 방법론은 지위고하와 상관없이, 달변가가 아니더라도, 파워포인트를 몰라도 누구나 똑같이 기회가 주어지기 때문이다.
레고 시리어스 플레이는 참가자 모두가 레고 블록을 이용해 모델을 만들도록 한다. 이후 각자 자기가 만든 모델을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 자연스럽게 회의에 참여할 수 있게 한다. 이 방법론은 참가자로 하여금 레고 블록으로 만든 모델을 이용해 발언하게 하고 질문과 답변, 그리고 최종적으로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을 내놓게 만든다.
이것이 바로 ‘질문-구성-공유-반영’으로 이루어지는 레고 시리어스 플레이 핵심 과정이다. 우리의 손은 뇌와 70~80% 연결되어 있다. 손으로 직접 무언가를 만들면 그만큼 뇌의 움직임도 더욱 활발해진다. 한 연구에 따르면 손을 사용하면 머릿속에서 없던 아이디어도 생긴다고 한다. 레고사는 2010년 이 방법론을 일반에게도 공개해 누구나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지난 수년간 많은 사람들이 레고 시리어스 플레이를 통해 지식을 찾았고, 인생이 바뀌는 경험을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이 책 자체가 독자의 인생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확신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무엇이든 가능하지 않을까? 그러니 이 여정을 모두가 즐기길 바란다.